유언은 유언자의 뜻이 분명하더라도 민법이 정한 방식과 요건을 갖추지 않으면 효력이 없습니다.
자필증서, 녹음, 공정증서, 비밀증서, 구수증서 가운데 어떤 방식을 선택했는지에 따라 필요한 자필 기재, 증인 참여, 날인, 확인 절차가 달라집니다. 아래에서는 각 방식의 성립 요건과 유언이 무효가 되었을 때 사인증여로 인정될 수 있는 경우를 살펴보겠습니다.
사후에 본인의 뜻에 따라 재산이 처분되도록 하거나 자녀들 사이의 다툼을 줄이려면, 유언의 내용뿐 아니라 법에서 요구하는 형식을 정확하게 갖추는 것이 중요합니다.

민법이 정한 다섯 가지 유언 방식
민법 제1065조는 유언의 방식을 다음 다섯 가지로 한정하고 있습니다.
- 자필증서
- 녹음
- 공정증서
- 비밀증서
- 구수증서
공정증서에 의한 유언은 비용이 발생하지만 공증인이 작성 과정에 관여하므로 유언의 방식이나 내용의 진위를 둘러싼 다툼을 줄일 수 있습니다. 그리고 필요적인 사항이 모두 기재되어 있으므로(공란을 모두 작성한 뒤에 공증인이 확인하는 것이 보통입니다.), 부동산 등기 등을 위한 요건이 모두 충족되어 있는 것이 보통입니다.
그 반면, 자필증서에 의한 유언은 혼자 작성할 수 있고 실제로도 가장 많이 등장하지만, 법에서 요구하는 기재사항 가운데 하나라도 빠지거나 잘못 기재하면 무효가 될 수 있으므로 특히 주의해야 합니다. 또한 유언집행자 기재를 생략하는 경우가 많은데, 상속인들의 협조가 없다면 유언대로 집행(부동산 등기 이전 등)이 어려울 수 있습니다.
녹음, 공정증서, 비밀증서 및 구수증서 유언에는 증인이 필요합니다. 미성년자, 피성년후견인과 피한정후견인, 유언으로 이익을 받을 사람과 그 배우자 및 직계혈족 등은 민법 제1072조에 따라 증인이 될 수 없는데, 종종 이 부분이 간과되고는 합니다. 위 방식의 유언에 증인이 참여했다는 사실만이 아니라 그 증인이 법률상 증인이 될 수 있는 사람인지도 유언의 효력을 판단하는 중요한 요소입니다.
자필증서에 의한 유언
민법 제1066조에 따른 자필증서 유언은 유언자가 유언의 전문과 연월일, 주소, 성명을 직접 쓰고 날인해야 합니다.
- 유언의 내용 전체를 유언자가 직접 손으로 써야 합니다.
- 타인이 유언자의 말을 듣고 대신 작성한 경우에는 자필증서 유언으로 인정되지 않습니다.
- 컴퓨터나 타자기 등으로 작성한 문서에 서명하거나 날인하는 것만으로는 요건을 갖출 수 없습니다.
- 다른 문서를 복사한 것도 유언자가 직접 쓴 것으로 볼 수 없습니다.
- 날인에는 반드시 인감도장을 사용할 필요는 없습니다.
- 손가락에 인주를 묻혀 찍은 지장도 날인으로 인정될 수 있습니다.
유언서에 문자를 삽입하거나 삭제·변경하는 경우에도 유언자가 그 부분을 직접 쓰고 날인해야 합니다. 자필증서 유언에서는 유언 내용뿐 아니라 누가 전문과 날짜, 주소 및 성명을 썼는지, 날인이 되어 있는지, 수정 부분의 방식까지 갖추었는지가 효력을 가르는 핵심 요소가 됩니다.
특히, 주소지를 잘못 쓰는 경우가 실무상 종종 문제됩니다. 주민등록지상 주소여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아래 조건은 필수적으로 만족하여야 합니다.
- 생활의 근거지
- 다른 주소와 구분되어서 특정 (동호수 등)
유언집행자 지정의 중요성
유언장을 작성할 때에는 재산을 누구에게 어떻게 남길 것인지뿐만 아니라, 그 유언을 실제로 집행할 사람을 정해 두는 것도 중요합니다.
유언자는 유언으로 유언집행자를 지정하거나 그 지정을 제3자에게 맡길 수 있습니다. 반대로 별도의 지정이 없는 경우에는 원칙적으로 상속인이 유언집행자가 됩니다. 그리고 공동상속인이 있는 경우, 그 집행은 과반수에 따릅니다.
공동상속인 사이에 이해관계가 충돌하는 경우, 예를 들어 첫째 자녀에게 대부분의 부동산을 유증하였는데, 그 내용에 불만을 가진 둘째, 셋째 자녀가 있다면 유언의 집행, 즉 부동산 등기 이전에 않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따라서 유언 내용이 복잡하거나 상속인 사이에 분쟁 가능성이 예상되는 경우라면, 유언자의 의사를 정확하게 이해하고 유언을 집행할 수 있는 사람을 미리 유언집행자로 지정해 두는 것이 좋습니다. 그 유언으로 권리를 얻는 상속인으로 지정하는 것이 적당하고, 그렇지 않은 경우 유언 내용과 무관하게 공정하게 집행을 할 수 있는 제3자(가령 변호사 등)를 지정하는 것도 방법입니다.
녹음에 의한 유언
민법 제1067조에 따른 녹음 유언은 유언자와 증인의 구술 내용을 녹음하는 방식입니다.
- 유언자가 유언의 취지와 자신의 성명, 연월일을 말해야 합니다.
- 증인 1명이 유언 내용이 정확하다는 취지와 자신의 성명을 말해야 합니다.
- 유언자와 증인의 구술 내용이 녹음되어야 합니다.
단순히 재산을 누구에게 남기겠다는 말만 녹음한 것으로는 부족합니다. 유언자의 성명과 연월일, 증인의 확인 구술 등 법에서 정한 사항이 실제 녹음에 포함되었는지가 중요합니다.
공정증서에 의한 유언
민법 제1068조에 따른 공정증서 유언은 유언자가 증인 2명이 참여한 가운데 공증인에게 유언의 취지를 말하고, 공증인이 이를 문서로 작성하는 방식입니다.
- 유언자와 증인 2명이 공증인의 면전에서 유언 절차에 참여해야 합니다.
- 유언자가 공증인에게 유언의 취지를 말로 전달해야 합니다.
- 공증인이 그 내용을 작성하여 유언자와 증인에게 읽어 주어야 합니다.
- 유언자와 증인이 내용의 정확함을 승인한 후 각자 서명하거나 기명날인해야 합니다.
공증인은 법률에 따라 공증에 관한 직무를 수행하는 사람입니다. 공정증서 유언은 공증인이 관여했다는 사실만으로 당연히 유효한 것이 아니라, 유언자의 구수와 공증인의 필기·낭독, 유언자와 증인의 승인 및 서명 또는 기명날인이라는 절차가 실제로 이루어져야 합니다. 참여한 증인에게 결격사유가 없는지도 함께 확인해야 합니다.
구수증서에 의한 유언
민법 제1070조에 따른 구수증서 유언은 질병이나 그 밖의 급박한 사유로 자필증서, 녹음, 공정증서 또는 비밀증서 방식에 따를 수 없는 경우에 허용되는 예외적인 방식입니다.
- 유언자가 증인 2명 이상이 참여한 가운데 증인 1명에게 유언의 취지를 말해야 합니다.
- 유언을 들은 증인이 그 내용을 작성하고 낭독해야 합니다.
- 유언자와 다른 증인들이 그 내용의 정확함을 확인해야 합니다.
- 각 증인이 서명하거나 기명날인해야 합니다.
- 증인 또는 이해관계인은 급박한 사유가 끝난 날부터 7일 이내에 법원에 검인을 신청해야 합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단순히 유언자가 위독했다는 사실만이 아닙니다. 당시의 건강 상태와 주변 사정에 비추어 다른 네 가지 방식으로 유언하는 것이 객관적으로 어려웠는지가 구수증서 유언을 인정할 수 있는지를 가르는 요소가 됩니다.
비밀증서에 의한 유언
사망할 때까지 유언의 내용을 공개하고 싶지 않다면 민법 제1069조에 따른 비밀증서 유언을 할 수 있습니다.
- 유언의 취지와 증서를 작성한 사람의 성명을 기재한 증서를 작성합니다. 비밀증서는 반드시 유언자가 모든 내용을 직접 쓸 필요는 없습니다.
- 증서를 엄봉하고 그 봉한 부분에 날인합니다. 엄봉이란 훼손하지 않고는 열 수 없도록 봉투에 넣거나 종이로 싸서 봉하는 것을 말합니다.
- 유언자가 증인 2명 이상 앞에 봉서를 제출하고 자신의 유언서임을 표시합니다.
- 봉서 표면에 제출한 연월일을 적고, 유언자와 증인이 각자 서명하거나 기명날인합니다.
- 봉서 표면에 적힌 날부터 5일 이내에 공증인 또는 법원서기에게 제출하여 봉인 위에 확정일자를 받아야 합니다.
봉서 작성과 제출 절차를 갖추었더라도 5일 이내에 확정일자를 받지 않았다면 비밀증서 유언의 방식에 흠결이 생길 수 있습니다. 다만 그 증서가 자필증서 유언의 요건을 모두 갖춘 경우에는 민법 제1071조에 따라 자필증서 유언으로 인정될 여지가 있습니다.
유언의 형식이 잘못된 경우
무효인 유언이 사인증여로 인정될 수 있는 경우
유언은 민법이 정한 방식에 따르지 않으면 효력이 발생하지 않습니다. 유언자의 의사가 명확하더라도 자필 기재, 증인 참여, 날인 등 해당 방식의 필수 요건을 갖추지 못했다면 원칙적으로 유언으로서 효력을 인정받기 어렵습니다.
다만 유언으로서는 무효이더라도, 유언장에 적힌 재산을 받기로 한 사람이 그 내용을 알고 이를 받아들이겠다는 의사를 표시했다면 사인증여가 성립했는지가 별도로 문제될 수 있습니다. 사인증여란 증여자가 사망할 때 효력이 발생하는 증여계약을 말하므로, 유언과 달리 증여자와 상대방 사이의 의사 합치가 필요합니다.
따라서 유언장에 재산을 준다는 내용이 있다는 사실만으로 사인증여계약이 성립하는 것은 아닙니다. 유언장을 작성할 당시나 그 이후에 상대방이 증여 내용을 알았는지, 이를 승낙했는지, 당사자 사이에 계약을 체결하려는 의사가 있었다고 볼 객관적인 사정이 있는지를 구체적으로 살펴야 합니다. 특히 공동상속인 중 일부에게 재산을 귀속시키는 내용이라면, 단순히 유언 내용을 알고 있었다는 사정만으로 승낙이나 계약의 성립을 쉽게 인정해서는 안 됩니다.
유언과 사인증여가 모두 인정되지 않는 경우
유언이 무효이고 사인증여계약의 성립도 인정되지 않는다면, 해당 재산은 유효한 유언이나 증여가 없는 상속재산으로 보아 분할하게 됩니다. 이 경우 공동상속인 사이에 협의가 이루어지지 않으면 상속재산분할심판에서 각 상속인의 법정상속분, 특별수익과 기여분 등 분할에 영향을 주는 사정을 따져야 할 수 있습니다.
결국 유언의 효력은 유언자의 뜻만으로 결정되지 않고, 선택한 유언 방식에 필요한 자필 기재와 날인, 증인의 수와 자격, 공증·확정일자·검인 절차를 갖추었는지에 따라 달라집니다. 이미 작성된 유언의 효력이 문제된다면 문서나 녹음의 내용뿐 아니라 작성 경위와 참여자, 각 절차가 이루어진 시점까지 확인해야 하며, 유언이 무효인 경우에는 상대방의 승낙 등 사인증여계약의 성립을 뒷받침할 객관적인 사정이 있는지를 별도로 검토해야 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