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핵심 요약 (Summary)
- 성년후견인으로 지정된 친족이 피후견인(가족)의 재산을 임의로 처분하거나 본인 명의로 빼돌리면 형사상 횡령죄가 성립합니다.
- 가족 간의 재산 범죄 처벌을 면제해 주는 ‘친족상도례’ 규정은 법적 공적 역할을 수행하는 성년후견인에게는 적용되지 않습니다.
- 간병비를 많이 지출했다는 억울한 사정이 있더라도, 법원의 허가 없는 재산 유용은 징역형 등 무거운 처벌을 피하기 어렵습니다.

가족이 치매나 뇌사, 식물인간 상태에 빠지게 되면 남은 가족 중 한 명이 법원으로부터 ‘성년후견인’으로 지정되어 재산을 관리하게 됩니다. 성년후견 사건의 약 90%가 친족 간에 이루어집니다.
하지만 “내 혈육의 돈이고, 내가 평생 간병을 도맡고 있으니 이 정도는 내 마음대로 써도 되겠지”라는 안일한 생각이 돌이킬 수 없는 형사 처벌로 이어진 실제 사례가 있습니다.
목차
1. 사건의 발단 (제주지방법원 2017고단284)
이 사건은 선의로 시작된 후견 관리가 어떻게 형사 범죄로 변질되었는지를 명확히 보여줍니다.
① 형 A씨(54세)는 불의의 교통사고로 식물인간이 된 동생 B씨(51세)를 위해 법원에 성년후견개시심판을 청구하였고, 유일한 혈족으로서 공식적인 성년후견인으로 선임되었습니다.
② 이후 동생 B씨 앞으로 교통사고 보상금 명목의 보험금 약 1억 2,000만 원이 지급되었는데, 형 A씨는 이 돈을 본인 명의의 개인 계좌로 이체했습니다.
③ 나아가 A씨는 이 보험금으로 주택을 매수하면서, 피후견인인 동생 명의가 아닌 본인(A씨) 단독 명의로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쳐버렸습니다.
2. 법원의 시정 권고와 형의 항변
가정법원은 성년후견인이 피후견인의 재산을 제대로 관리하고 있는지 주기적으로 서류를 제출받아 감독합니다.
후견감독 과정에서 형의 단독 명의 주택 매수 사실을 적발한 법원은 A씨에게 “현금을 원래대로 반환하거나, 매수한 주택의 지분을 동생 명의로 돌려놓으라”고 수차례 권고했습니다.
그러나 형 A씨는 “지난 5년간 내가 동생을 간병하며 지출한 사비가 1억 2,000만 원보다 훨씬 많으므로 이 집은 내 몫이 맞다”고 항변하며 법원의 시정 명령을 끝내 거부했습니다.
3. 친족상도례의 함정과 횡령죄 실형 선고
법원의 지속적인 권고 무시가 이어지자, 법원 직권으로 A씨를 검찰에 고발했고 검찰은 A씨를 횡령죄로 기소했습니다.
재판에 넘겨진 A씨는 “우리는 유일한 형제 지간이므로, 가족 간의 재산 범죄를 처벌하지 않는 민법상 ‘친족상도례’ 규정을 적용해 형을 면제해 달라”고 적극적으로 다투었습니다.
[법원의 최종 판단]
재판부는 형 A씨의 친족상도례 주장을 배척하고 징역 8개월의 실형을 선고하며 법정구속했습니다.
법원은 “비록 친형제라 할지라도 성년후견인으로 선임된 이상 법률상 ‘공적인 역할’을 부여받은 것이므로, 후견인의 재산 횡령 불법행위에는 친족상도례가 적용되지 않는다”고 명확히 판시했습니다. 또한, 동생의 자금으로 단독 명의 부동산을 매수한 것은 변명의 여지가 없는 불법이며, 법원의 거듭된 피해 회복 권고조차 무시했으므로 엄벌이 불가피하다고 보았습니다.
상속전문변호사의 조언
오랜 기간 아픈 가족을 간병하다 보면 신체적, 경제적 고통 누적으로 인해 피후견인의 재산과 자신의 재산을 혼동하기 쉽습니다. 그러나 법원은 성년후견인의 권한 남용을 매우 엄격하게 감시합니다. 피후견인의 자금으로 부동산을 처분하거나 고액을 지출할 때는 반드시 가정법원의 사전 허가 절차를 거쳐야 합니다.
간병비 정산 등 억울한 사정이 있다면 임의로 돈을 빼내는 것이 아니라, 합법적인 법원 허가를 통해 정산받아야 형사 처벌을 피할 수 있습니다. 만약 피후견인의 임종이 임박했다면 추후 상속재산분할 과정에서의 기여분 청구를 통해서도 이를 인정받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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