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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류분 청구를 위한 계산 과정에서 아버지가 유류분 침해자인 아들을 위해 연대보증을 선 경우 유류분 산정을 위한 기초재산에서 공제하면 안돼
아버지가 사망 전에 아들에게 전 재산이나 다름없는 부동산을 증여했습니다. 그런데 이 부동산은 이미 아들의 사업 자금을 위해 담보로 제공되어(물상보증) 깡통이나 다름없었고, 아버지는 아들을 위해 연대보증까지 서 준 상태였습니다.
사망 후, 아버지의 재혼 배우자가 아들을 상대로 유류분 청구를 했습니다.
일반적으로 유류분 계산식은 [(상속개시 당시 적극재산 + 증여재산) – 상속채무]입니다. 여기서 쟁점은 “아버지가 아들을 위해 서준 보증 채무를 ‘상속채무’로 보아 공제해야 하는가?”입니다. 만약 공제한다면 유류분 기초재산이 ‘0원’ 혹은 ‘마이너스’가 되어 청구할 돈이 없게 됩니다.
법원은 이 사건을 어떻게 판단했을까요?
(대법원 2025. 7. 16. 선고 2024다308079 판결)

1. 사실관계 (요약)
① 1999. 5. 망인(부)은 아들(피고)에게 “내가 죽으면 이 땅을 주겠다”는 사인증여 계약을 맺음.
② 2000. 4. 망인은 원고(계모)와 재혼하여 사망 시까지 함께 삼.
③ 2000. 5. 아들(피고)이 돈을 빌릴 때, 망인이 연대보증을 서고 땅에 근저당권(물상보증)을 설정해 줌.
④ 2010. 12. 망인 사망. 아들은 사인증여로 땅 소유권을 가져감. (당시 땅값 약 12억 원, 빚도 그 이상)
⑤ 2012. 2. 원고가 아들에게 “내 유류분 내놓으라”는 내용증명 발송.
⑥ 2021. 6. 원고가 아들을 상대로 유류분 반환 청구 소송 제기.
2. 원심법원의 판단 : “공제하면 안 된다”
피고(아들)는 “땅값보다 빚(보증채무)이 더 많으니 유류분 기초재산은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법원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판단 근거]
- 주채무자는 피고: 원고가 물상보증인으로서 책임을 부담할 것인지(부담한다고 하면 유류분 산정 기초재산에서 공제하여야 할 수도 있습니다) 여부가 불확실합니다. 피고가 채무를 변제하면 원고에게는 어떠한 책임도 없기 때문입니다.
- 구상권 존재: 설령 망인의 재산으로 빚을 갚더라도, 망인(상속인들)은 주채무자인 피고에게 “대신 갚은 돈 내놓으라”고 할 권리(구상권)가 생깁니다. 연대보증에 대해서도 마찬가집니다.
- 이중 이득 방지: 피고는 땅도 받고, 자신의 빚보증으로 유류분 의무까지 면제받으려 합니다. 이는 유류분 제도의 취지에 어긋납니다.
따라서 보증채무는 공제하지 않고, 땅값 전체를 기초재산으로 보아 유류분을 계산해야 한다고 하였습니다.
3. 대법원 법리 : 상속채무 공제의 기준
대법원은 원심 판결을 지지하면서, 유류분 산정 시 공제해야 할 채무의 성격에 대해 기준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공제할 채무는 상속개시 당시 피상속인이 종국적으로 부담하여야 할 것이 확실한 채무”만 공제한다.
- 원칙: 피상속인(망인)이 제3자(여기선 아들)를 위해 연대보증이나 물상보증을 선 경우, 이는 주채무자가 갚아야 할 돈이지 망인이 최종적으로 떠안을 빚이 아닙니다. 망인이 갚더라도 주채무자에게 구상권을 행사해 돌려받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 예외: 주채무자가 무자력(변제불능) 상태여서, 망인이 대신 갚은 뒤 구상권을 행사해도 돈을 받을 가능성이 전혀 없는 ‘특별한 사정’이 입증된 경우에만 상속채무로 공제할 수 있습니다.
결론: 이 사건에서 아들이 채무변제를 하지 못할 상황이라는 입증이 없으므로, 보증채무는 공제하지 않았습니다.

4. 주의할 점 (한정승인과 구별)
이 법리는 유류분 청구 소송에서 기초재산을 계산할 때 적용되는 것입니다.
상속포기나 한정승인을 할 때 법원에 제출하는 상속재산 목록에는 모든 채무(보증채무 포함, 불확실한 채무도 포함)를 기재해야 합니다. 두 절차의 목적이 다르므로 혼동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합니다.
5. 기타 쟁점 정리
A. 원물반환 vs 가액반환
- 원칙: 유류분은 원물로 반환하는 것이 원칙이고, 원물반환이 곤란하거나(처분), 현저히 곤란한 경우에만 예외적으로 가액반환을 받을 수 있습니다.
- 이 사건: 이미 땅에 아들의 빚 때문에 복잡한 저당권이 설정되어 있습니다. 지분으로 받으면 아무런 가치가 없게 되는 것이나 다름 없습니다. 법원은 “가액(현금)으로 반환하라”고 판결했습니다.
B. 소멸시효 (10년의 마법)
유류분 청구권은 소멸시효가 매우 짧습니다.
- 단기: 유류분 침해 사실을 안 날로부터 1년
- 장기: 상속 개시(사망) 후 10년
이 사건은 사망(2010년) 후 11년이 지난 2021년에 소송을 걸었습니다. 보통라면 시효 완성으로 패소했을 겁니다. 하지만 원고는 2012년에 내용증명을 보내 의사표시를 해두었습니다.
- 2012년 통지로 시효가 중단됨 → 유류분권이 구체적인 ‘금전 채권’으로 변함.
- 이 구체적 채권은 다시 10년의 소멸시효가 적용됨.
- 2012년 + 10년 = 2022년까지 소송 가능.
- 결국 2021년에 제기한 소송은 적법함.
유류분 침해 사실을 안 날의 의미는 다음 글을 참조하시기 바랍니다.
[요약]
아버지가 자녀의 빚보증을 선 상태에서 그 자녀에게 재산을 증여했다면, 유류분 소송에서 그 보증 빚은 공제되지 않습니다. 즉, 유류분 청구 액수가 줄어들지 않습니다. 비슷한 상황에 처했다면 포기하지 말고 전문가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