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핵심 요약 (Summary)
- 유류분 산정을 위한 기초재산을 계산할 때, 피상속인이 주채무자인 상속인을 위해 연대보증이나 물상보증을 선 채무는 원칙적으로 공제 대상인 ‘상속채무’에 해당하지 않습니다.
- 주채무자가 무자력 상태여서 피상속인이 종국적으로 채무를 부담해야 할 특별한 사정이 객관적으로 입증되지 않는 한, 보증채무를 공제하여 유류분 기초재산을 줄일 수 없습니다.
- 유류분 반환 청구의 소멸시효는 내용증명 발송 등을 통해 적법하게 중단될 수 있으며, 이 경우 구체적 권리로 전환되어 10년의 소멸시효가 적용됩니다.
피상속인이 생전에 특정 자녀에게 부동산을 증여한 뒤, 그 자녀의 사업 자금 등을 위해 해당 부동산을 담보로 제공하거나 연대보증을 서주는 경우를 종종 접합니다.
이후 피상속인이 사망하여 다른 상속인들이 유류분을 청구했을 때, 증여를 받은 자녀가 “증여받은 재산보다 상속채무(아버지가 보증인으로서 부담하는 채무)가 더 많으므로, 이를 공제하면 반환할 유류분이 없다”고 주장한다면 법원은 이를 어떻게 판단할까요? 피상속인의 보증채무가 유류분 산정 시 공제 대상이 되는지에 대한 대법원 판례(대법원 2025. 7. 16. 선고 2024다308079 판결)의 구체적인 법리를 살펴봅니다.
목차
1. 사실관계: 사전 증여와 연대보증, 그리고 유류분 청구
이 사건은 피상속인이 아들에게 부동산을 사인증여한 후 아들의 대출에 대해 보증을 섰고, 사후에 재혼 배우자가 아들을 상대로 유류분을 청구한 사안입니다.
① 1999년 5월, 피상속인(부)은 아들(피고)에게 “내가 죽으면 이 토지를 주겠다”는 내용의 사인증여 계약을 체결했습니다.
② 2000년 4월, 피상속인은 원고(계모)와 재혼하여 사망 시까지 혼인 관계를 유지했습니다.
③ 2000년 5월, 아들이 자금을 차용할 때 피상속인이 연대보증을 서고, 앞서 사인증여하기로 한 토지에 근저당권을 설정(물상보증)해 주었습니다.
④ 2010년 12월, 피상속인이 사망하였습니다. 아들은 사인증여 계약에 따라 토지의 소유권을 이전받았습니다. 당시 토지 가액은 약 12억 원이었으나, 설정된 채무액이 이를 초과하는 상태였습니다.
⑤ 2012년 2월, 원고(배우자)는 아들에게 유류분 반환을 청구하는 취지의 내용증명을 발송했습니다.
⑥ 2021년 6월, 원고는 아들을 상대로 본격적인 유류분 반환 청구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2. 유류분 산정 시 ‘상속채무’ 공제의 원칙과 대법원의 판단
유류분 부족액을 계산하는 기본 공식은 [(상속개시 당시 적극재산 + 증여재산) – 상속채무] × 유류분 비율입니다. 즉, 피상속인의 채무가 많을수록 전체 유류분 기초재산이 줄어들게 됩니다. 자세한 산식은유류분 부족액 계산 시 구체적 상속분 공제의 원칙을 따릅니다.

피고(아들)는 토지 가액보다 피상속인이 부담한 보증채무액이 더 크므로 유류분 산정 기초재산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나 대법원은 원심의 판단을 지지하며 피고의 주장을 배척했습니다.
[종국적으로 부담할 채무만 공제]
대법원은 유류분 산정 시 공제해야 할 상속채무는 “상속개시 당시 피상속인이 종국적으로 부담하여야 할 것이 확실한 채무”에 한정된다고 명확히 판시했습니다.
피상속인이 제3자(여기서는 아들)를 위해 연대보증이나 물상보증을 선 경우, 1차적인 변제 책임은 주채무자인 아들에게 있습니다. 만약 피상속인(또는 상속재산)이 대신 채무를 갚게 되더라도, 주채무자인 아들을 상대로 대신 갚은 돈을 돌려달라고 청구할 수 있는 ‘구상권’을 갖게 되므로 피상속인이 종국적으로 부담할 빚으로 볼 수 없다는 것입니다.

[예외적 공제 요건의 미충족]
물론 예외는 존재합니다. 주채무자가 완전히 무자력(변제 불능) 상태여서 피상속인이 대신 변제하더라도 구상권을 행사해 돈을 돌려받을 가능성이 전혀 없다는 ‘특별한 사정’이 객관적으로 입증된다면 이를 상속채무로 공제할 여지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 사건에서는 아들이 채무를 변제하지 못할 무자력 상태라는 점이 증명되지 않았으므로, 보증채무를 기초재산에서 공제하지 않았습니다.
법원은 피고가 토지를 증여받으면서 동시에 본인의 빚보증을 이유로 유류분 반환 의무까지 면제받으려 하는 것은 부당이득이며 유류분 제도의 취지에 반한다고 지적했습니다.
3. 소멸시효의 중단 법리
이 사건에서는 상속채무 외에도 소멸시효가 중요한 쟁점으로 다루어졌습니다.
소멸시효 중단과 10년의 장기 소멸시효 적용
유류분 반환청구권은 침해 사실을 안 날로부터 1년이라는 짧은 단기 소멸시효가 적용됩니다. 망인이 2010년에 사망했고 소송이 2021년에 제기되었으므로 표면적으로는 시효가 소멸한 것처럼 보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원고는 2012년에 내용증명을 발송하여 반환 의사를 명확히 표시했고, 법원은 이를 유류분에 대한 적법한 권리행사 방법으로 보았습니다. 이로써 1년의 단기 소멸시효가 중단되고, 유류분 청구권이 구체적인 금전 채권 등으로 전환되어 일반 채권의 소멸시효인 10년이 새롭게 적용되었습니다.
따라서 2012년으로부터 10년이 경과하기 전인 2021년에 제기된 소송은 적법한 것으로 인정되었습니다.
정리 및 상속전문변호사의 조언
피상속인이 자녀의 채무에 대해 연대보증을 섰더라도, 그 자녀가 바로 유류분 반환 의무자라면 해당 보증채무는 유류분 기초재산에서 공제되지 않습니다. 반환의무자는 자신의 채무를 핑계로 유류분 액수를 줄일 수 없습니다.
또한, 이 사건은 소멸시효를 중단시키는 내용증명 발송 등 초기 대응이 10년 뒤의 소송 승패를 좌우할 만큼 결정적이었음을 시사합니다. 아슬아슬하게 소멸시효가 도과하지 않았지만, 처음부터 이러한 위험 없이 신속하게 청구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관련 글 읽어보기
유류분 반환 청구 시 ‘안 날’의 구체적 기준 및 소멸시효 계산법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