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핵심 요약 (Summary)
- 피상속인이 남긴 ‘일반 예금’은 법리적으로 각 상속인이 자신의 법정 상속 지분만큼 단독으로 은행에 청구하여 인출할 수 있습니다.
- 그러나 은행은 실무상 분쟁을 우려하여 ‘상속인 전원의 동의’를 요구하며 지급을 거절하므로, 지급 청구 소송을 통해 해결해야 합니다.
- 주의할 점은 ‘청약저축 예금’의 경우 일반 예금과 달리 분할 해지가 불가능하며, 반드시 상속인 전원이 공동으로 해지권을 행사해야만 예금을 찾을 수 있습니다.

“어머니가 은행에 천만 원 정도 예금을 남겨두고 돌아가셨습니다. 제 지분(4분의 1)인 250만 원만 먼저 인출하려고 은행에 갔더니, 4남매 전원의 인감도장과 동의서가 없으면 돈을 전혀 내줄 수 없다고 합니다. 동생들과는 사이가 틀어져 연락조차 하기 싫은데 어떡하나요?”
가족 간의 연락이 단절되거나 사이가 멀어져 상속재산 분할을 위한 협의가 불가능한 상황에서, 적은 액수의 은행 예금 때문에 어려움을 겪는 분들이 많습니다. 공동상속인 중 1인이 단독으로 상속예금을 인출할 수 있는지, 예금의 종류(일반 예금 vs 청약저축)에 따른 법리적 차이와 구체적인 해결책을 살펴봅니다.
목차
1. 일반 예금의 경우: 단독 청구 및 소송
법적으로 은행 예금과 같은 일반적인 금전채권은 ‘가분채권(나눌 수 있는 채권)’에 해당합니다.
대법원 판례: 예금채권은 상속과 동시에 당연 분할
대법원의 확립된 판례에 따르면, 피상속인이 사망하는 순간 일반 예금채권은 상속재산분할 절차를 거칠 필요도 없이 공동상속인들에게 법정상속분에 따라 당연히 분할되어 귀속됩니다 (대법원 2015가합524348 판결 등).
따라서 상속인은 다른 형제들의 동의서나 인감도장이 없더라도, 은행을 상대로 “내 법정 상속 지분에 해당하는 금액을 지급하라”고 요구할 명백한 법적 권리가 있습니다.
은행이 지급을 거절하는 이유와 해결책
그럼에도 불구하고 실무상 시중 은행 창구에서는 유언장이나 상속인 전원이 날인한 상속재산분할협의서가 없으면 예금을 내어주지 않습니다. 은행 입장에서는 상속인들끼리 은밀히 누군가 한 명에게 예금을 다 몰아주기로 합의했거나, 특별수익·기여분 등의 문제가 얽혀 있을 수 있는데 섣불리 지분대로 돈을 내주었다가 나중에 다른 상속인으로부터 이중 지급 청구나 손해배상 소송을 당할 것을 우려하기 때문입니다.
이처럼 은행이 내부 규정을 이유로 지급을 거절하는 경우, 가족들과의 협의도 원천적으로 불가능하다면 은행을 상대로 법원에 ‘예금 지급 청구 소송’을 제기하는 것이 가장 확실하고 빠른 방법입니다. 특별한 예외 사유가 없는 한 상속인이 무난히 승소하며, 소장 송달일로부터 소정의 지연이자까지 받을 수 있습니다.
2. 청약저축 예금의 경우: 단독 청구 불가 (대법원 2021다294674)
주의해야 할 부분은, 모든 예금이 단독으로 인출 가능한 것은 아니라는 점입니다. 청약저축과 같이 특정한 목적과 성격을 지닌 예금은 일반 예금과 전혀 다른 법리가 적용됩니다. 최근 대법원 판결을 통해 청약저축 예금의 반환 기준을 확인해 봅니다.
사실관계: 청약저축 예금 단독 반환 청구 소송
① 피상속인(망인)은 2018년 사망하였고, 유족으로 형제자매 4명(일부 대습상속)이 있었습니다.
② 망인이 사망 당시 은행(피고)에 남겨둔 유일한 상속재산은 ‘주택청약저축 예금’ 300만 원이었습니다.
③ 상속인 중 1명인 원고는 일부 형제들로부터 상속지분을 양도받아 자신의 몫을 늘린 뒤, 은행을 상대로 “내 상속 지분(5/8)에 해당하는 187만 5천 원을 지급하라”며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그러나 상속인 전원의 동의는 없는 상태였습니다.
원심의 판단: 일반 예금과 동일하게 가분 분할 인정 (파기됨)
제1심과 원심(항소심, 서울서부지방법원 2021나45234)은 원고의 손을 들어주었습니다.
원심은 “청약저축 예금 역시 가분채권으로서 상속개시와 동시에 당연 분할된다”고 보았습니다. 만약 상속인 전원의 동의가 있어야만 해지가 가능하다고 엄격히 해석하면, 상속인 중 1명이라도 연락이 두절되거나 해지를 반대할 경우 예금이 영원히 묶이게 되는 불합리한 결과가 발생한다고 판단한 것입니다. 이에 따라 원고가 단독으로 본인 지분만큼 계약을 해지하고 돈을 받을 수 있다고 판결했습니다.
대법원의 판단: 청약저축은 상속인 전원이 공동으로 해지해야 함
그러나 대법원은 원심의 판결을 파기환송하며, 청약저축 예금은 상속인 1인이 단독으로 분할 청구할 수 없다고 명확히 선을 그었습니다. 대법원이 제시한 논거는 다음과 같습니다.
- 청약 권리와 예금의 불가분성: 청약저축 가입자는 단순히 예금을 찾는 것이 아니라 ‘주택 공급을 신청할 권리’를 갖게 됩니다. 가입자가 사망하면 공동상속인들은 이 권리를 공동으로 상속하여 ‘준공유’하게 되며, 주택 공급 신청권과 예금은 분리될 수 없습니다.
- 민법상 해지의 불가분성 (제547조 제1항): 당사자가 여러 명인 계약을 해지할 때는 전원이 함께 해지 의사표시를 해야 합니다. 청약저축은 일반 예금과 성격이 달라, 은행과 특별한 약정이 없는 한 상속인들 전원이 해지에 동의해야만 예금 계약을 해지할 수 있습니다.
결론적으로, 대법원은 “망인의 상속인 전원이 은행에 청약저축 예금계약 해지의 의사표시를 한 사실이 없으므로, 은행은 원고에게 상속 지분에 해당하는 금액을 단독으로 지급할 의무가 없다”고 판시했습니다.
상속전문변호사의 조언
상속 예금이 은행에 묶여있다면, 먼저 해당 예금의 ‘성격’부터 파악해야 합니다. 일반 입출금 통장이나 정기 예·적금이라면 소송을 통해 본인의 법정상속분만큼 깔끔하게 찾아올 수 있습니다. 하지만 주택청약저축과 같이 특수한 권리가 결합된 상품은 대법원 판례에 따라 단독 해지가 불가하므로 다른 대안을 모색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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