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핵심 요약 (Summary)
- 부부가 장기간 서로를 부양하고 간호하는 것은 민법이 정한 기본적인 ‘1차적 부양의무’입니다.
- 따라서 막연히 병든 배우자를 오랜 기간 곁에서 간병했다는 사실만으로는 다른 상속인의 몫을 줄이는 ‘상속 기여분’으로 인정되지 않습니다.
- 간병비로 막대한 고유 재산을 지출했거나 상속재산 형성에 금전적으로 직접 기여한 ‘특별한 부양’이 객관적으로 입증될 때만 예외적으로 기여분이 인정됩니다.

공동상속인들 사이에서 상속재산을 나눌 때 가장 치열하게 대립하는 쟁점 중 하나가 바로 ‘기여분’입니다. 특히 핵가족화와 고령화 추세 속에서 재혼 가정의 경우, 병든 피상속인(남편 또는 아내)을 사망 전까지 전담하여 간병한 배우자가 전처의 자녀들을 상대로 기여분을 강하게 주장하는 사례가 많습니다. 과연 헌신적인 간병은 상속 과정에서 경제적 보상을 받을 수 있을까요?
목차
1. 기여분 제도의 이해와 부부간 부양의무의 충돌
기여분 제도는 공동상속인 중에 피상속인을 ‘특별히 부양’했거나 피상속인의 재산 유지·증가에 ‘특별히 기여’한 사람에게 법정상속분 이상의 몫을 인정해 주는 제도입니다.
하지만 배우자의 간병은 딜레마를 안고 있습니다. 우리 민법은 부부 사이에 서로 동거하며 부양하고 협조할 일차적인 의무를 강제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부부로서 당연히 해야 할 도리를 한 것인지, 상속분을 더 받을 만큼 특별한 헌신을 한 것인지에 대한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을 살펴봅니다.
2. 장기 간병 배우자의 기여분 청구 (대법원 2014스44, 45 전원합의체)
대법원은 단순한 장기 간호만으로는 기여분을 인정할 수 없다고 명확히 선을 그었습니다.
① 남편 갑은 1971년 아내 병을 만나 중혼 관계로 지내다, 1984년 전처가 사망한 후 병과 정식으로 혼인신고를 마쳤습니다.
② 갑은 2003년부터 중증 병환으로 잦은 통원 및 입원 치료를 받았고, 아내 병이 곁에서 2008년 남편이 사망할 때까지 약 5년 이상 전담하여 헌신적으로 간호했습니다.
③ 남편 갑은 사망하기 전, 본인 소유의 토지 전부를 아내 병에게 소유권이전등기(증여) 방식으로 넘겨주었습니다.
④ 갑이 사망하자 전처의 자녀들(을 등)은 새어머니 병을 상대로 “생전에 증여받은 토지는 상속분의 선급인 특별수익이므로 이를 모두 공제하고 남은 재산을 분할하자”며 상속재산분할심판을 청구했습니다.
⑤ 이에 아내 병은 “내가 5년 넘게 병수발을 도맡았으니 이 헌신을 기여분으로 인정해 달라”며 맞소송(반심판)을 청구했습니다.
[대법원의 판단]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아내 병의 기여분 청구를 최종적으로 배척했습니다. 재판부는 “배우자가 장기간 피상속인과 동거하며 간호했다는 사실만으로는 민법상 부부간의 제1차적 부양의무를 이행한 것에 불과하다”고 지적했습니다. 만약 동거와 간호만으로 다른 자녀들을 배제하고 배우자에게만 기여분을 인정한다면, 이는 부부간 상호 부양의무를 정한 법 규정과 정면으로 배치된다는 것입니다.
3. 예외적으로 배우자의 기여분이 50% 인정된 사례
반면, 통상적인 부양의무를 명백히 뛰어넘는 금전적 희생이 동반된 경우에는 기여분이 높게 인정됩니다. (서울가정법원 2013느합100)
① 아내는 무직인 남편과 37년간 혼인 생활을 유지하며, 남편이 폐렴으로 투병하다 사망할 때까지 전담 간호했습니다.
② 이 과정에서 아내는 본인의 퇴직금과 고유 자산 1억 원 이상을 남편의 병원비로 전액 지출했습니다.
③ 나아가 아내는 본인 명의로 대출을 받아 다가구주택을 신축하는 등, 남편 명의로 남겨진 상속재산 형성에 직접적이고 결정적인 자금을 투입했습니다.
이 사안에서 법원은 아내가 단지 간병을 한 것을 넘어 상속재산 형성과 유지에 자신의 막대한 고유 재산을 투입한 점을 ‘특별한 부양 및 기여’로 인정하여 상속재산의 50%를 기여분으로 선공제 하도록 판결했습니다.
상속전문변호사의 조언
아픈 배우자나 부모를 홀로 간병한 가족의 헌신은 도덕적으로 깊이 존중받아야 하지만, 법정에서 이를 ‘상속 기여분’이라는 경제적 권리로 환산받기 위해서는 냉정하고 철저한 증거 수집이 필수적입니다. 단순히 “내가 평생 병수발을 들었다”는 감정적 호소만으로는 법원을 설득할 수 없습니다. 간병을 위해 본인의 퇴직금이나 예금이 직접 투입된 금융 내역, 요양병원 대신 자택 간병을 통해 절감한 구체적 의료비 산출 내역 등을 입증해야 합니다. 기여분 주장은 상속 분쟁 초기부터 상속전문변호사와 함께 객관적인 데이터로 치밀하게 구성되어야 승소율을 높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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